시카고로 가야 한다 마음의 결정을 하고 그 가늠하기
불가능한 추위와 폭설 그리고 바람의 도시를 생각하니
앞이 깜깜해져 온다면서 걱정하던 지인들이 떠오릅니다.
"그 추운 시카고를 꼭 가야 하는거야?!"
당시로서는 어떤 선택이나 어떤 자유의사와는
무관한 필연적인 시카고행이었기 때문에 여러 환경의
어려움따위는 저희 두 사람에겐 뒷전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12월 29일 서울서 시카고로 도착하는 대한항공
비행기편에서 떨어지자 마자, 그야말로 이 땅에
저희 부부밖엔 아는 이 없는 생판 낯선 동네에
착륙한 셈이었답니다.
그러나,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고 호텔서 머물면서
집을 구하게 되고 또 새해로 바뀌기 직전 계약을
해서 새해 동트자 새 아파트로 입성하게 되죠.
도착하자 자동차를 Rent하고 엘레이와는 생판다른
도로를 익히면서 혼자 약간은 떨었던 기억도 납니다.
그러나, 그이는 옆에서 끝없이 기도를 해 주고
제게 응원을 했습니다.
"문 현정, 잘 할 수 있어...문 현정이잖아!!"
우린 그러면서 못내 부부지간의 두터운 연대의식을
다시금 철저히 무장하면서 오지에서 발버둥치는
탐험가들이 된 겁니다.
대개 이 동네에서 아파트를 구할 때에는
1년 Lease 조건이 대부분이랍니다.
그런데 저희의 경우는 여름학기엔 학교 기숙사
아파트로 들어갈 예정이어서 1년 계약시
Sublet을 두어야 하는 문제가 생기고, 이래저래
부수적으로 머리아플 것들이 걱정되어 기어코
6개월 계약할 수 있는 곳을 찾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러다보니 학교와 1분 멀어지고, 5분 떨어지고,
급기야 18분 멀어져 버렸답니다.
게다가 눈과 비가 많은 이 동네에서는 휠체어를
그냥 생각없이 타고 나갔다가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이가 얼마나 힘들 지 안봐도 눈에 훤한 상황인지라
항상 둘이 짝이 되어 함께 나다니지 않으면 안될
그런 환경인 셈이지요.
비록, 그이 학교와 비교적 거리는 있지만 새 동네
Wheeling이란 곳이 참 맘에 들었습니다.
가까이 식품점들도 많고, 한국 식당이며 한의원
심지어 바디샵까지 있어서 혼자 동분서주하면서
지내야 할 제 생활의 동선이 많이 적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할까요...
엘레이에서 이사짐 전부와 제가 타던 자동차가
도착하려면 다음 주 초나 되어야 한답니다.
세간 살이도 하나 없고, 이부자리 하나 변변치
않고 게다가 냉기 감도는 빈 아파트는 아무리
히터를 세게 틀어도 금새 온기로 스미지 않는 겁니다.
그런데 이제껏 우연히 만났던 한 분, 한 분이 정말 저희
부부를 이토록 배려해 주시고 다사로이 감싸주시면서
말 한 마디라도 '뭘 도왔으면 좋겠냐'고 건네주시니
진심으로 마음 속 깊이 그 감사함과 축복됨을
느끼고 있답니다.
엊그제 그리고 어제 장장 내린 그 폭설 속에
갇혀지내면서도 이곳에서 차츰 적응하고
살아가야 할 날들을 생각함에도 그닥 우울하거나
심란하지 않고 밝고 맑은 희망을 보고 느꼈다
할까요...
시카고의 이웃들, 하나님께서 예비하시고
보내주신 또한 만나게 해 주신 형제와 자매들을
만나면서 진정 하나님 안에서 거함이 얼마나
포근하고 다사로운 것인가 느끼고 있답니다.
그 예전 엘레이로 결혼하겠다고 뛰쳐 들어왔던
때가 생각납니다.
세간살이 하나 없는 UCLA 기숙사 아파트에서
그이 짐들이 UCLA 본교안에 있는 그이 기숙사
방으로 부터 다 도착할 때까지 신문지 깔고
밥먹고, 작은 이불에 옹기종기 붙어 잠들면서
하루하루 미국생활에 대한 희망과 때때로 찾아오는
절망을 느꼈던 시간들 말입니다.
지금도 똑 같습니다, 다만 시간과 장소가 변했지요.
그리고 더욱 강해지고 진해진 저희 두 사람간의
신뢰와 정이 생겨났고 말입니다.
그이는 새로운 기후속에서 어떻게 학업을 수행할 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목회자 과정( Master of Divinity)를
해야 할 지, Ph. D 과정을 수행해야 할 지
생각이 아주 많은 모양이에요.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 그이가 하루 빨리 목회자 과정을
밟고 나서 훌륭한 사역을 하길 기도하게 됩니다.
저희 두 사람이 걸어가는 평범한 나날 속에 임재하신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더 많은 형제, 자매들에게
하나님을 전하는 사역이야 말로 그이가 꼭 감당해
내야할 하나님의 숙제이자 비젼같아서 말입니다.
새 터전에서 저희 두 사람 아직 감기 한 번 앓지
않고 오손도손 잘 지내고 있답니다.
이사짐 풀고 조금 정신들면 정말이지 일일이
전화라도 드리고 인사 드릴께요.
이번 토요일 1월 8일 오전이라야 전화가 가설된다
합니다, 아직 전화번호도 없어...전화 한 통화
하려면 차를 몰고 마켓 앞에나 가서 오돌오돌
떨며 언 손가락으로 다이얼을 눌러야 하는 형편
이지만 나름대로 이 시간이 훗날 큰 추억거리가
될 줄 믿고 있어요.
순간순간 여러분들의 강한 기도의 힘과 하나님의
보호, 감찰하심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이 순간 모두를 다 기억하고 있다가 훗날, 간증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오겠지요.
여러분, 항상 따뜻한 사랑과 극진한 배려 및 관심
그리고 진한 우정에 진심으로 고개숙여 감사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여러분...
별총총 뜬 밤 시카고에서, 준수 처 현정 드림
이 지원: 반가와요. -[01/07-06:26]-
이 지원: 안녕하세요? 두분 새해에 주님의 풍성하신 사랑과 축복가운데 감사가 넘치게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동안 연락을 많이 기다렸어요. 아파트도 구했다니 정말 감사하군요. 저희의 아버님같으신 강인덕 목사님께서 두 분을 뵙고 싶어 하세요. 전화 부탁해요. 미국에 들어 오셨다니 오늘 마음 편히 잘수 있겠네요. 저희가족 두분의 기도 덕분에 잘 지내고 있어요. 좋은 소식도 있으니 연락주세요.:) -[01/07-06:44]-
이현정: 혹, 줄리 & 데이빗 집사님?? 전 한국 성함을 몰라서 얼마나 헷갈리고 있는지요...메일 드렸답니다. 정말 너무 감격적이네요, 다시 미국땅에서 뵈니까 말이에요. 새해 정말 더 멋진 한 해가 되셔야 해요~!! -[01/07-12:13]-
김철민 : 현정 자매 반가워요. 다음부터는 CMF 가족란에 올려 주세요. 쥴리자매가 현정부부를 찾았답니다. 나도 연락처를 모른다고 했었는데 연락이 되니 반갑네요. 주님이 함께 하셔서 모든 것이 형통할 줄 믿습니다. -[01/07-13:19]-
이 쥴리: 영어 이름이 더 편하겠네요. 생각을 미처 못했어요. 며칠째 e-mail을 열지 못하고 있답니다. 곧 고치는데로 열어 볼께요. -[01/07-16:46]-
황순원: 해피 뉴 이어! 이제부터 시작되는 시카고에서의 생활 정말 기대됩니다. 하나님의 따뜻한 손길이 추위를 이기게 해주실줄 믿습니다 -[01/07-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