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밝은 밤,
모래톱 가장자리에 서면
눈앞에 다가와 서성이는 파도.
태고(太古)의 언어를 담고,
대양(大洋)의 깊음을 담아,
수평선 너머에서 쉼 없이 달려와
그리움의 노래들을 쏟아놓는다.
휘영청 밝은 달이
은백색 고은 옷을 입히면,
은파(銀波)는 바위를 아우르고,
모래알들을 어루만지며 춤을 춘다.
춤사위 어여쁘게 춤을 춘다.
춤과 노래가 어우러지는 향연,
은빛으로 찬란한 한밤의 무도회.
빙그레 화답하던 달이
수평선 너머로 떠나고 나면,
은파(銀波)는 서녘하늘을 향해
못다 한 그리움의 노래를 띄우며,
하얗게 산산이 부서져 내린다.
-임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