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어느새 시카고댁이 되어버린 준수처, 현정이랍니다.
엘레이에 극심한 폭우가 와서 고생들 많이 하셨을 줄 알아요.
기상재해로 인해 마음쓸어내리며 힘들고 지친 하루하루 어찌들 보내셨나요.
시카고에는 폭설이 두어 차례 지나고 나니 요즘 평균기온 32도 정도를 꾸준히
벗어나지 않고 유지하고 있는 중이군요.
겨울 외투만 입고 나가면 포근한 느낌이 들면서 은회색 풍경도 노르스름한
냄새가 향긋이 풍겨나옵니다. 봄이 오고 있는 기분이 물씬 느껴지는군요.
어릴 적엔 추으면 추워서 더우면 더워서 투덜거리고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점차 한살씩 나이를 더해가니 온 세상의 사계절이 어느 순간도
귀하지 않은 때가 없군요.
다만 지나친 폭우와 폭설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힘겹게 극복해야 할
재난이 되고 보니 염려와 걱정이 됩니다. 괜찮으신가요, 여러분 모두?
저희 아파트는 3층 건물인데 저희 두사람의 보금자리는 1층입니다.
현관은 복도로 연결되었지만 거실창은 밸코니와 연결되었고 또
잔디밭과 맞대어 있어 참 풍경이 근사합니다.
요즘엔 날이 따뜻해져서인지 이곳에 흔한 거위떼들이 자주 오네요.
제가 어릴 적부터 날것 짐승들에 대한 극도의 무서움증이 있어요.
소위 제가 말하길 "Chiken-Phobia"라고 하는데 거위떼가 한 차례
다녀가는 오전 시간과 오후 해 그름할 때는 주차장까지 걸어가는 일이
항상 조심스럽습니다.
이곳의 거위떼들은 무리를 지어서 한 열댓 마리씩 함께 움직이는데,
아파트 단지에서 차가 지나도 절대 비켜주거나 멈추지 않고 이동해요.
그래서 언제 어느 틈에 그들무리가 나타날지 몰라서 운전을 서행하여야
하고 식탁을 차리다가 저희 집 밸코니에 와서 꽥꽥대는 그들과
눈이라도 마주치지 않게 조심해야 하거든요^^ 참 웃음이 나지요?
준수씨는 그런 저를 극도로 우습게 생각하고 있지만 저로서는
한 동안 극복해야 할 생활속의 작은 장애이기도 하답니다.
새싹이 움트는지 봄기운이 조금씩 다가옵니다.
샤핑몰에도 두꺼운 옷들이 한차례 클리어런스 쎄일을 하더니 모두
들어가버리고 두께는 있으나 색상이 완전 봄날 한 때 같은 이쁜
외투들이 즐비하군요.
엘레이보다 훨씬 농산물 값이 비싼 이곳도 과일이며 제철 야채가
조금씩 다양하게 나와서 주부들 마음을 설레게 하네요.
준수씨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매일 수업이 있고 과제물에
시험이 없는 날이 없어 밤을 새우며 공부합니다.
아침에 그이를 학교에 내려 주고 강의실에 잘 들어가는지 뒷모습을
지켜본 후 집으로 다시 뛰어와 잠깐 밥을 하면 곧 그이를 데리러
가야할 시간이 되는 일상이에요.
학교에서 집까지 왕복 1시간은 걸리기 때문에 하루 그렇게 학교와
집을 두어 차례 이상씩 왔다갔다 하다보면 제 daytime이 온전히
다 날아가고 없답니다.
한 학기도 수업이 없던 적 없었고, 한가롭게 주부노릇을 해 봤던 적
없었던 저로서는 요즘 일상이 굉장히 나른하면서도 한편으론
'과연 이렇게 한가해도 되는가?' 되돌아보는 시간들입니다.
작은 개척교회를 섬기는 저희 두 사람이 최근 바라보는 하나님과의
관계성과 목회자의 부단하고 외로운 '좁은 길'을 간접적으로 나마
이곳의 목회자분들을 통해 느끼면서 많은 은혜를 받습니다.
그나마 저희 두 사람은 이렇게 CMF에서도 일일이 기도해 주시고
저희의 없는 형편을 십분 감안하셔서 항상 도움의 손길을 주시는데
시카고의 지역특성상 엘레이보다 훨씬 열악한 목회현장에서 수고
하시고 전혀 없음에서 하나님의 넓은 지경으로 향해 달려가는
한 분, 한 분의 노력과 열정을 뵐 때 깊은 반성과 자기성찰을 하지
않을 수 없네요.
단지 준수씨가 거동이 불편하고 몸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적 특성이
있다고 하지만 정말 현실의 각박한 세상속에 서 계신 또 다른 분들
뵐 때 '세상에 거하면서 누구하나 맘편하고 육적으로 안온한 이
없구나, 그러나 하나님 안에 우리가 거하니 진정 그 모두를 뛰어넘고
새로운 경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구나' 깨닫게 됩니다.
준수씨는 요즘 Mid-term 준비로 제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계속대는 괴롭힘과 관심끌기에 정신을 홀딱
뺄때도 있지만 나름 균형을 잘 잡고 있는 훌륭한 신학생이군요.^^
저희 두 사람 모두 건강하고 하나님 안에서 진정 평안한 생활들을
할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
이번에 CMF에서 주신 새 노트북으로 이렇게 글 올릴 수 있음을
진심으로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희에게 꼭 필요했던 생필품이 해결되고 나니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이루 다 말할 수 없군요.
낡고 자주 탈이 나서 말썽을 부려 준수씨를 애태웠던 지난 노트북을
곁에 두면서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얼굴과 그 뜨거운 기도를
지금 느끼고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
고난 중에서 진정으로 승리하고 값진 영광을 하나님께
함께 돌려드리는 형제-자매 되어주셔서 진심을 감사드립니다.
포근해져오는 일상에서 더욱 견고하게 하루하루의 일상을
맞이하시길 멀리서 기도하겠습니다.
저희 두 사람 더 뜨거운 마음과 열정으로 열심을 다할께요.
늘 건강하세요.
Chicago Wheeling에서
준수 처, 현정이 올림.
김철민: 준수형제,현정자매 , 할렐루야! 문안드립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사람에게 모든 것을 Provide 해 주신다는 것을 두 분을 통해서 역사 하심에 감사드리니다. 수고많아요. 계속 기도로 교제 합시다. 샬롬. -[03/02-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