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후 나에겐 또 다른 생일이 생겼다.나의 원래의 생일 말고 말이다.
작년 10월에 결혼을 하고 처음으로 맞은 발렌타인 데이..
난 꽃집을 하다보니 이런 특별한 날의 의미가 그저 꽃집이 바쁜날로만 생각되어진지 오래였다.그런데 결혼을 하고 보니 아..발렌타인 데이..우리 남편이 무엇으로 날 기쁘게 해줄까..내심 걱정반 기대반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이브가 생일(그때도 안팎으로 바빴음)인 나에게 남편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서도 아주 좋은 곳으로 데려가 저녁식사를 하고 깜짝 선물로 나를 감동시킨적이 있었다. 더하여 이제껏 생일 선물과 크리스마스 선물을 매번 함께 받아왔던 나는 못내 그것이 아쉬워 지나가는 말로 생일 선물 따로 크리스마스 선물 따로 받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했더니 저녁식사후 집으로 와 잠자리 들기전 또 나에게 2가지의 예쁜선물들을 수줍은듯이 내밀더니 "제인, 아까 그것은 생일 선물이였고 이것은 크리스마스 선물이야"하며 내손에 쥐어 주는것이였다.
사실 그전날 부터 그 당일날까지 우리 남편은 안팎으로 뛰어 다니며 무척이나 바쁜시간을 보냈다. 꽃집에서 일하니 꽃을 준비하지는 않을터이고 그래도 카드 한장은 주겠지..하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던 나는 그날 저녁 모든것을 정리하고 새벽1시가 다되어서야 집에 들어와 누가 먼저랄새도 없이 곯아 떨어졌다.
그래서 그 다음날 남편에게 물었다.
"자기야, 어제가 발렌타인 데이였는데, 카드라도 한장 써주지"라며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었더니.."미안해, 카드 예쁜걸로 사서 꼭 줄께" 라며 웃으며 말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그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심하게 다투게 되었고 카드는 생각지도 못하고 그냥 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난 그 다음주 화요일까지 우리는 하나가 되지 못한채 갈등을 하고 있었다.
난 장로님께 전화해 이래저래해서 결혼교실에 못가겠노라고..이야기 한다.(아직 화해를 하지 못한터라)장로님은 좋은 시간 보내라며 격려해주시곤 전화를 끊으신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해서 서로 기도하고 회개하고 집에 들어온 우리는 남편의 강추에 의해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는다.밥 먹기전 남편이 기도를 하고 나서 눈뜨지 말고 기다려 보란다.
그렇게 계속 눈을 감고 있는 나의 두손에 남편은 뭔가를 쥐어준다. 이제사 눈을 떠서 보라면서 카드를 쥐어준다. 정말로 예쁜 카드였다.
카드를 뜯는 나의 손은 뭔지 모를 기분에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와우..정말로 고급스럽고 이쁜카드였다..이래서 스파게티를 먹자고 했고 오늘 우리둘만의 시간을 갖자고 했구나 생각되니 너무도 고맙고 미안하기도 했다.
결혼교실에 commit했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가야 된다고 우기던 나에게 끝까지 설명하고 참아준 남편은 이렇게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가는 나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이고, 활짝 웃으면서 " 해피 발렌타인 데이 " 하는 남편의 얼굴을 보니 한없이 행복했다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열어 카드를 꺼내어 들고는 천천히 안을 열어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좋은 메세지도 함께 있었다.
In case,
I haven't told you
strongly enough or often enough,
deeply or sweetly or softly enough.. I love youl
Happy Birthday!
잠시 나는 나의 눈을 의심하였다. 이것은 생일 카드였던 것이다.
예쁘고 나의 취향에 맞춰 열심히 고르느라 아마도 여기의 생일 축하 메세지를 못봤던 모양이다. 난 못 본척하고는 계속해서 남편이 무엇이라고 썼는지 훑어 나가기 시작했다.
얼마전 힘들게 한것 미안하다고 그리고 앞으로 많이 노력하겠으니 도와달라고..
늦었지만 해피 발렌타인데이라며..또박또박 정성을 다해 쓴 글자는 한 글자 한글자 나의 마음속에 스며들어 지금까지도 남편이랑 조금 안 좋을 때면 화장대 위에 곱게 놓인 이 카드를 들쳐보게 된다.
그 날이 2월 22일이였다.
난 나에게 또 다른 생일을 준 남편에게 감사한다.
너무도 순수한 남편, 난 그래서 좋다.
첨엔 시원한 구석이 없다며 많이도 도망 다녔는데 지금은 오히려 이런 시원한것 보다 소박한 남편의 마음이 나의 모난 부분을 둥글게 하고 미소짓게 만든다.
가라사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18:3)
김철민: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가 감동적입니다. 두분의 사랑의 이야기가 많은 결혼교실 출신 가정에 귀감이 될 것 같아요. 두번째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04/07-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