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족여러분!
학기가 이제 3주째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겨우 한국 다녀온 시차적응을 했지 뭡니까, 이제서야.
한국서 시카고로 오자마자 학기가 시작한 셈이고 이번 학기 장장 18학점을
수강하는 저로서는 밤새 느긋하게 침대에서 잠들 수가 없습니다.
계속 시계를 보면서 깨어나야 하는 마음의 부담이 있거든요.
늦잠자서 학교를 지각하면 어쩌나 하는, 숙제를 채 못했는데 수업에 들어
가면 어쩌나...하는, 혹 제 늑장으로 준수씨가 쫄쫄 굶고 학교에 가야 할
돌발상황이 생길까봐 거실 소파에서 쪽잠을 계속 잤더랬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참 재미난 추억이 될 거 같아요. 훗날 지나고 보면.
저희 두 사람은 공부하는 시간도 서로 다르고, 수업시간 배치도 많이
다르기 때문에 간간히 얼굴을 마주합니다.
정말 시카고에 와서 본격적으로 Full-time student가 되고 보니...
여러모로 10년도 더 되었지만, 예전 대학교 1-2학년때가 떠오릅니다.
수업에 늦지 않으려고 종횡무진 뛰어다니고 숨이 턱에 차오르는 그 때.
제가 미국이란 광활한 대륙에서 다시금 학문의 맛을 보는 것도
감사할 뿐만 아니라, 빠듯하고 어려운 형편에도 며느리까지
장래를 위해 걱정하시며 공부하라고 부추겨 주시는 부모님께도
황송할 만큼 고맙습니다. 이럭저럭 미국생활 5년차가 되었는데,
많은 분들이 친혈육보다 더한 기도의 응원과 염려, 한결같은
배려속에 저희 두 사람이 생활할 수 있음도 감사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혹여 부족하고 간간히 체력에 부쳐 힘이 들 때에
잠시잠깐 눈을 감고 잠에 빠지고 나면 다시금 힘이 납니다.
요즘에 저희 두 사람의 고민거리가 있습니다.
이곳에 와서 아직 교회를 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베링턴 한인 감리교회라 해서 개척하시는 김광선 목사님이
담임하시는 교회에서 지난 8개월간 출석했더랬습니다.
여느 유학생들이 모두 그러듯이, 공항에 도착해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시는 분들과 자꾸 만나게 되다 보면 교회마저
어떤 자석의 이끌림처럼 함께 출석하게 되는 경우로,
저희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워낙 이 교회에 예배드리러 나가게 된 견인차는 김영민
목사님이라고, 함께 동역하시던 목사님 덕분이었는데
교회가 갈라지는 경험을 지난 봄에 겪게 되고,
저희는 가운데서 어찌할 바 몰라 난감한 상황을 겪었습니다.
CMF 가족중에 데이빗 & 줄리 집사님 내외께서
시카고에 오기 전 소개해 준 강인덕 목사님도 계셨는데도,
저희가 선뜻 강목사님 교회로 나갈 수 없었던 이유도
베링턴 교회가 개척한 지 한 달도 채 못된 상황이었고
한 명이라도 더 출석을 해서 그 넓은 임대한 예배당에
자리를 메워줘야 하는 숙제가 있었던 겁니다.
시카고에 도착해서 강목사님께서 여러 차례 전화를
주셨었고, 또 목사님께서 소개해 주신 교회도
있었는데...저희가 출석할 수 없게 되자
또 강목사님과 전화통화나 교유가 조금 뜸해진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후...참 교회를 정하고 또 사역을 준비해야 할 저희
부부의 입장이 난감하고 어렵습니다.
실제, 장애의 몸으로 사역에 동참하여야 하는 준수씨를
선뜻 어떤 교회에서 받아줄 수 있을 지, 과연 어떤
파트를 맡아서 동역을 할 수 있을 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뭔가 가닥도 잡히지 않고요.
이곳 시카고에도 밀알선교단 시카고 지부도 있고,
수 많은 한인 교회들 속에 장애인 사역을 하고 계실,
또 장애인 성도가 출석하고 있을 처소들이 얼마나
많겠습니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아무데도, 어느 누구도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선뜻 소개를 받고 교회에 몸담기에는 저희 입장이
이곳, 저곳 철새처럼 떠돌만한 자유로운 몸이
아니고 말입니다. 신학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로서도 조금 규모있고 탄탄한 체계를 갖춘
교회에 출석하면서 이모저모 저희도 교육을 받고
훈련이 되어야 훗날 공부를 마친 후 특별한 사명을
가지고 훈련받은 바 대로 성도들과 나눔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말입니다.
이번에 베링턴 교회가 현재 있는 처소에서 나갈
수 밖엔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임대했었던 미국교회에서 통지가 왔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김목사님도 지금 현재 처소를 알아보시고
계시는데...저희 부부, 이럴 때 어찌 해야 할까요?
계속 몸담고 이 개척교회에 있어야 할까요?
아니면, 다른 교회를 본격적으로 알아봐야 할까요.
시카고 현지에 수 백개도 넘는 교회가 있습니다.
그러나, 만남과 헤어짐에서 조금 매끄럽고
서로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기며 매듭을 짓는
방법에, 저는 참 서툰 거 같습니다.
저희 두 사람의 장래를 위해,
기도해 주시겠습니까?
김철민: 준수,현정 부부께, 얼마나 수고 않으세요. 한사람이 공부해도 바쁜데 두 사람이 함께 하니 축복 받은 일이 아니고 무엇인가요.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 가운데 만남, 결혼하게 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열심히 사명을 잘 감당 할 수 있도록 기도 할께요. 하나님이 원하시는 귀한 교회를 만나 신앙 생활 하도록 아룰러 기도합니다. 화이팅~ -[09/17-20:08]-
쥴리 리: 현정 자매, 정말 오랫만이에요. 전화 통화하려고 시도해도 연결이 안되고, 알려준 e-mail 주소로 장장의 글을 보내던중 증발해 버리고 허탈감에 computer를 떠나있다 기다릴것 같아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오늘은 왠지 다친곳의 통증이 심하네요. 오랫만인데 좋지않은 소식듣게 해서 미안해요. 준수 형제도 잘 지내죠? 안부 부탁해요. 시간 허락한다면 e-mail 이나 전화 부탁할께요. 우리가족도 두분 소식 궁금해했어요. 보고 싶구요. 전화 번호는 714-841-5977입니다. -[10/09-2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