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
캘리포니아
남쪽마을의 겨울은
수줍은 봄을 낳는다
중동이 잘려나간
나목의 잔가지에
보송보송한 꽃망울 하나 맺히면
슬픔 속에 대롱거리는
붉은 잎의 눈물을 닦으며
처자(處子)의 입술처럼
도톰하게 오물거리는 꽃망울
바람 한줌 조심조심
꽃망울을 토닥여
갓 난 아기 얼굴 같은
해맑은 꽃잎을 열고
수줍은 꽃잎으로 희망을 켜는
캘리포니아 남쪽마을
겨울 속에 이른 봄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