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청소하는 날이다.
여기 CMF 선교원 office에 폭탄(?)을 무려 6개나 터트렸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지 바퀴벌레들이 몇 마리씩 나타나더니 얼마 전에는 모두들 이사를 왔는지 한 가족을 이루며 다정하게 그것도 내가 늘 쓰고 있는 컴퓨터 자판기 안에서 살고 있어서 도저히 안되겠어서 어제..큰 맘을 먹고 소탕 작전에 들어갔다.
아침 일찍 서둘러 office 문을 열기 전..'이놈들..이젠 더 이상 날 괴롭히지 못할테지..얼마나 죽었나'..기대도 되고 궁금도 한 나는 얼른 문을 열고 여기 저기 살폈다.
컴퓨터와 복사기 쪽에 몇 놈들이 미처 도망도 가지 못한 채 배를 드러내고 죽어있었다.
발걸음을 옮겨 싱크대 쪽으로 가보니 이건 뭐..아주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새끼들은 말할것도 없고 어미쯤으로 보이는 것들도 있고..
그런데 특이한것은 새끼들은 다 싱크대 위로 올라와서 죽어 있었고 어미나 아비쯤 되는 큰 놈들은 싱크대 안쪽이나 바닥 구석쪽에 많이 죽어있었다.
아마 혼자 생각컨대..나 어릴적..(초등학교때로 기억된다)동네에서 방역한다고 해서 흰 연기를 뿜으며 동네를 다니던 차가 있었다. 오빠랑 나는 누구랄것도 없이 뛰어나가 그 차가 우리 동네를 벗어날때까지 그 꽁무니를 쫓아 뛰어다니곤 했는데..
이..어린 바퀴벌레들도 흰 연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신이 나서 먼저 밖으로 나오다가 그런 변을 당한건 아닐까..^^*
하여튼 이런 쌩뚱맞은 생각을 하며 뿌듯한 맘 반..안심 반..부지런히 닦고 쓸고..털고..너무 신이 났다.
얼마쯤 지났을까 책상들과 의자들이 정돈 되어지고 있던 물건들을 거의 제자리에 정리를 다해 갈 즈음 무언가를 줍기 위해 허리를 굽히던 나의 눈에 뭔가가 포착되었다.
바퀴벌레..그들이였다.
마치 나를 놀리기라도 하는 듯 여기 저기서 아직도 꼬물 꼬물 거리며 자기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한 두군데가 아닌 여러군데서 한 마리씩 한 마리씩.."여기도 있어요, 여기도요." 하면서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화장지를 들고 열심히 다니면서 얘들을 잡기 시작했다. 너무 큰 놈들은 손으로 잡기도 뭐하고 화장지를 많이 가지고 잡자니 아깝기도 하고 해서 아예 신발을 벗어 아작을 내기도 하고 그 자리에서 그냥 밟아 버리기도 하고 하면서 열심히 임무를 수행하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노아시절, 하나님이 인간들을 지으심을 한탄하시며 그들을 쓸어버리실때 마음도 아프시고 한편 후련하기도 하셨겠지만 노아가족을 통해 원래 지으셨던 선하신 목적대로 그들과 좋은 관계를 원하셨기에 얼마나 기대가 많으셨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우리들은 어쩔수 없는 그 죄성때문에 알고도.. 모르고도 조금씩 조금씩.. "이것쯤은 하나님도 괜찮다고 하실거야"하면서 옛 사람의 모습을 따라갈때 하나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실까?
이런 생각 가운데..그 하나님의 마음..조금은 이해가 되는것 같았다.
아! 하나님.. 제가 이랬을때..하나님..너무 마음 아프셨겠어요..죄송해요.. 용서해주세요
한없이 넓고 크신..그래서 하늘로 두루마리 삼고 바다로 먹물 삼아도 다 표현 못한다는.. 그 사랑..그 마음..나의 이 좁고 미련하며 연약한..마음에 다 담을순 없지만..삶의 작은 조각 가운데..깨닫고 느끼게 하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오늘은 그 하나님의 마음을 품어볼란다...바퀴벌레가 여기저기서 나올때 마다 인상을 한껏 쓰고 신경질을 내가면서 그들을 없애버려만 하는-다른 사람의 실수나 잘못에 대한 - 그런 마음자세가 아닌.. 끝까지 참으시고 품으시며 회개하면 또 용서해주시는 그런 하나님의 마음말이다..
나 자신 스스로는 그 마음을 품지 못하지만..하나님이 도와주시고 인도해주시면..할수있다는 희망에 나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한.. 행복한 하루가 계속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 바퀴벌레들과의 전쟁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5월 1일 우리CMF 선교원이 하나님이 주신 또다른 거처로 옮기는 그날까지 쭉~~~계속될것이다.
jimmy: 할렐루야!!! 청소속에서도 주님과 동행하며, 주님의 맘을 느끼는 지은이가 자랑스럽네요 -[01/24-20:20]-
황순원: 제인 자매의 바퀴벌레와의 전쟁은 머지 않아 끝이 나게 될 줄 믿어요. 수고를 기억하시는 우리 주님은 무슨 보상을 해 주실런지 기대가 됩니다.할렐루야! -[01/28-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