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F 가족 여러분, 오랜만입니다!
참으로 여러 달이 지나도록 이곳에서 조차 뵐 수 없었습니다.
사는 일이 분주하여, 벅찬 일상에 쫓겨 그러했다고만 변명 늘어놓을 수 없어요.
작년 4월 차사고 뒷수습이 1년이 훨씬 지난 후에야 미흡했던 부분들이 노출되고,
급기야 제 운전면허증이 완전히 정지가 되어버린 사태까지 갔습니다.
지난 5월 기말고사 기간엔 온방법을 다 동원해서 간신히 학교에 다니며, 시험을
치고 학기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이런 가운데에서 무슨 영문인지...제가 올해
초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족들과 상의를 하여 계획했던 바를 더욱 더
노력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준수씨와 저, 이제 결혼 6년째입니다...만 6주년이 코앞이에요.
한국서 2000년, 8월말 혼인신고를 했던 걸 돌이켜보면 이미 6년이 지났네요.
미국와서 첫 3년이 그렇게 고되고 적응하기 힘들어 울적했습니다.
이어 4년째 되어 CMF에 정을 들이고 좋아질 무렵, 느닷없이 시카고로
왔습니다. 5년째, 6년째...이곳 시카고의 한 켠에서 저희 두 사람의
흔적이 조금씩 조금씩 넓어지고 있습니다.
학업과 빠듯한 일상은, 오히려 더욱 열심히 사시는 CMF 가족 여러분들에
비하면 너무나 유유자적의 선비생활이라고 해야 옳겠지요.
준수씨는 점차 시카고에 적응을 하고, 학교에서도 두각을 나타냅니다.
M.Div 과정이란 것이 수강할 과목은 너무나도 벅차고, 학업연한도
비교적 긴편이라 나이 마흔 넘어까지 공부하는 자신의 모습에...
부모님께 죄송해 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는 입장에선 부담이 큰가 봅니다.
그러나, 헛되이 뿌리는 씨앗이 아니고 그 공력과 땀의 결실이 서서히
드러나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저또한 얼마 남지 않은 학업에 서서히 박차를 가하고 있답니다.
솔직히, 이제껏 지내오면서 언제나 아기를 갖는 문제는 저에게 큰
부담이었고 고민이 되어왔습니다.
학업과 임신, 출산 그리고 육아에 이어오는 졸업과 취업의 단계들.
미국이란 곳이 모두가 다 타향살이인 셈이라...특히 L.A에서와는
달리 지인 한 분 변변히 찾을 길 없는 이곳에서, 아기를 갖고
가정을 일구어 나가는 데 대해서 마음의 막중한 짐스러움이
시간이 갈 수록 압박하는 듯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왜 결혼을 하였나...
우리가 왜 이렇게 가정을 꾸릴 수 있었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님 보시기에 충분히 기뻐하실까...
많은 고민들이 끝없이 연이어짐과 동시에 제 나이도, 준수씨의
나이도 한 살, 한 살 먹어가다 보니 첫아기를 갖기엔 너무나도
늦어지고 있는 것이었어요.

별달리 아기갖는 것을 회피한 적도 없는데, 저희 두 사람은 벅찬
학업때문인지, 흔한 스트레스 때문인지...평범한 노력으로는 별반
더 이상 기대는 없다는 생각이 스치게 되었어요.
마침 한국서는 '불임가정 정부지원 프로그램'이란 것이 생겨나서
최근 한국의 저출산 현상을 조금이나마 완화, 해소하기 위해
저소득 가정에는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시술 비용 절반 이상을
각 구청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지요.
저희 두 사람 아직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학생의 입장임을 생각
해서 용기내어 5월 17일 서울로 떠났던 겁니다.
병원에서는 몸의 이상이 전혀 없이 건강하다고 용기를 북돋워
주고, 여름 방학중에 그리스어 시험을 통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시간을 다 내어 준수씨 또한 한국서의 일정에 헌신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초반에는 인공수정을 시술받았는데...아기가 생겼나, 안심할 즈음
급작스런 출혈로 한 번 마음쓸어내리며 속이 탔습니다.
그러나, 어찌 한 번에 그렇게 쉽게 태문을 열어주실까, 하며 다음
곧이어 진행된 시험관 아기 시술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기로 했지요.
배란일에 맞추어서 매일매일 두 가지 서로 다른 종류의 호르몬제
주사를 받고, 과도하게 난포를 키워내는 '과배란 유도과정'을
거쳤습니다. 많은 난자를 채취할 수 있어야 하고, 또 그 하나하나가
모두 건강하고 상태가 좋아야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과배란유도 과정은 힘들어도 견뎌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몸이 과도하게 인위적으로 호르몬 주사제가
하루 두 번씩 규칙적으로 투여되니까...급기야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잦은 구토증상, 복부에 복수가 차오르는 심각한 증상을 동반하면서
후에는 호흡까지 곤란할 정도로 힘이 들었습니다.
복부에 복수가 차오르면서 늑막을 짓누르고, 따라서 폐쪽으로도
자극을 주니까 호흡이 곤란하다고 하더군요.
구토증상은 주사를 맞은 직후부터 3시간 동안이 극심했고,
복부 물차오르는 증상으로 이어진 호흡곤란은 해가 지고
밤이 되면 정말이지 견디기 힘들만큼 고통스러웠습니다.
후에 도저히 견딜 수 없어 한차례 복부에 차있는 복수를 뽑아
냈었지만, 뽑은 만큼 다시 차오르더군요.

한 번은 새벽 2시쯤 자다가 깨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힘들어
하는 가운데...시부모님은 모두 주무시고, 준수씨는 그 시간에도
깨어 공부하는 중이었지만, 응급실에 함께 갈 한 사람이 애매하여
혼자 택시를 불러 향했습니다.
함께 따라가면 짐스럽기만 할 뿐이라면서, 너무나 안쓰럽고
미안한 얼굴로 저를 걱정하던 준수씨를 뒤로하고...병원으로
향하면서, 그 땐 정말 아무 생각도 나지 않더군요.
다만 이 순간에도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마음이 간절했어요.

매순간, 병원에 가서 난포가 잘 형성되고 있는지...
또 그 후엔 난자 채취가 몇 개나 성공적으로 되었는지,
정자와 난자를 미세수정 단계를 거쳐서 몇 개나 건강한
수정란이 만들어졌는지...이런 염려과 걱정이 끝없었지만,
매일매일 도전과도 같은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하나님께서 그저 시시하게 주신 생명은 이 땅위엔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스칠만큼, 하늘에서 내려주신 귀한 축복임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답니다.
수정란 이식도 전에 복수가 너무 차올라서 마치 임신 5개월
정도는 된 듯이 배가 부풀어 올랐는데...미국서 떠날 때
짐속에 챙겼던 옷들은 죄다 맞지를 않고, 걸음걸이며
행동반경이 모두 그 모양새가 정말 웃음밖엔 안나올 지경
이었습니다. 수정란 이식을 받고 2주를 기다리면서,
두문불출 하고서 지내며 정말 초조하게 하나님께 기도
많이 올렸습니다...순간순간 부모님도 많이 생각났지만,
어떻게 내가 이 땅에 왔는지에 대해서 곰곰 곱씹어보게
되었다고 할까요. 임신여부를 알기 위해 1차 혈액 검사를
거치면서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살면서 여러 차례 시험을
치르고 중요한 순간을 거쳤던 것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마음이 참 많이 졸였습니다.

혈액검사 결과 수치도 높았고, 후에 이어서 초음파 검사를
통해서 쌍동이 태낭을 확인하고...또 일 주일 후엔, 심장이
반짝반짝 별 두개로 빛나는 걸 확인해 가면서...
왜 그렇게 가슴이 뛰고 벅찼는지 모릅니다.
한국의 정서상, 쌍동이를 한꺼번에 어찌 키워내려고,
공부까지 해 내면서 가당치도 않다는 염려와 걱정이
왜 없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그토록 원했
어도 하나 없던 아기가 둘이나 온다 생각하니...저는
너무나 기쁘고 감사기도가 연신 흘러나왔습니다.
또 낳으면 키워지겠지, 힘이 생기겠지...막연한 희망도
품게 되고, 오히려 좁은 공간에서 두 아기가 달수를 채워
나올 때까지 얼마나 힘이 들까 염려도 되는 겁니다.
태어나서 부터는 여직까지 공부하는 엄마, 아빠 때문에
제대로 케어나 받을 수 있을까...혼자 다 받아도 부족할
분량을 둘이 나눠 가져야 하는 쌍동이의 세상나들이가
그렇게 미안할 수 없는 겁니다.
미국생활은 항상 적적하고, 사람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한꺼번에 두 생명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리게 됩니다.

지난 8월말 개학을 하면서 무리가 되었던지...
출혈이 심해서 참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만, 고비를
잘 넘기고 이제 12주가 지나고 있습니다.
임신초기 12주-16주 가량이 가장 위험하고 힘들다
하였는데, 앞서 부지런히 저희 아기갖게 된 뉴스를
먼저 떠벌인 준수씨 덕분으로...CMF 가족 여러분들의
살뜰한 기도대행진에 힘을 얻고 있습니다.
준수씨가 그랬습니다, 생명이 다 하는 그 순간까지...
결단코 그 무엇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미약한
자신의 능력을 직시하고 있는 중에 생명을 주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고요.
우리가 부모가 될 자격이 다 갖추어진 채 생명을 얻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우리는 계획에도
없이 부모가 되기도 하고, 준비없이 아이의 보호자가
되어 세상 풍진 상황들을 함께 견뎌내야 합니다.
그러는 중에 나는 누구인가, 나는 하나님앞에서 얼마나
작고 미약한 존재인가 깨닫고 또 그 가운데 성장하는
것이 인생이겠거니...생각해 봅니다.

태중에 두 아기들은 잘 있습니다.
한 녀석은 초음파로 보니 항상 잘 뛰어놀고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빙글빙글 쉬지도 않고 움직입니다.
또 옆집의 한 녀석은 한쪽 팔만 살짝 들어올린 채,
반짝 반짝 심장을 빛내면서 고요합니다.
마치 쉬지 않고 이야기를 하면서 요동치는 저를 보는 듯,
언제나 고요하기 그지없는 강같은 평화가 흐르는 준수씨를
보는 듯 해서 병원서 돌아오는 길은 웃음이 가시질 않습니다.

예정일은 내년 3월 19일이라 했지만, 쌍동이란 특성상
몇 주 일찍 조기출산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합니다. 달수를 꽉채워 나와준다면야, 얼마나
건강하고 또 튼튼하겠습니까만...혹여 앞서 출산하게
되어도 별탈없이 건강하고 이쁘게 세상에 인사해
주길 기도합니다.
특별히 태교에 전념할 여력없어, 부부가 열심히 기도하고
교회생활하고, 아울러 학기마다 전쟁처럼 치르는 퀴즈와
테스트를 몇 차례씩 넘어가면서 아마 태중의 아기들도
함께 스트레스 받으면서 공부해 나가지 않을까...
또 미안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두가 하나님
께서 우리를 통해 감당하라고 주시는 축복이니 감사히
받습니다.

CMF 가족 여러분...
살아가는 한 순간, 한 순간이 때때로 강팍해지고, 사람을
몹시 혼란스럽게 하는 풍상이 왜 없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더 높고 원대한 이상을 품고...세상의
어려움을 한낱 지나가는 바람처럼 여기며 기도하고
하나님을 앙망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순간은 짧고 또 지나가게 마련입니다.
저희 부부에게도 이제 닥쳐올 시련의 종류가 많겠지만,
끝없이 하나님께 매달려서 애원하며 기도하고 간구하며
살아가는 수 밖엔 없겠지요.
L.A 어딘가에서 정기모임을 한다고 공지메일이 날아오고
그 어딘가를 해질 무렵 야후지도 하나 달랑 프린트아웃
해서 손에 쥐고 달려가는 예전 저희 두 사람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 땐 지금보다 훨씬 운전도 서툴고...가다가 못찾아도
할 수 없다는 심정으로 매번 여러분들을 만나러 분주하게
달렸는데...그 시간들이 저에겐 너무나도 귀한 추억입니다.
정말 어찌 형용할 길 없으나, 많이도 그립습니다.
환절기에 특별히 감기 조심하시고, 언제나 영육간에
강건하시길 이곳 시카고에서 잊지 않고 기도합니다.

2006년 9월 6일 수요일, 시카고에서 준수 처 현정 올림

저희 새로운 연락처
준수씨 Cell Phone 847-809-8119
제 전화번호 847-809-7998
*두 사람 모두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고, 수업이 빡빡하다 보니
셀룰러폰이 꼭 필요해서 만들었습니다. 집전화가 안되신다면,
이 연락처로는 메세지 남기는 게 가능하실거에요.

Junsoo Lee
Box 595. 2065 Half day rd.
Deerfield IL 60015




김철민 : 할렐루야!, 현정자매/준수 형제, CMF 선교사님! 축하드립니다. 하나님께서 큰 사역을 맡기시려고 준비시키시는 하나님 사랑을 지켜 보면서 얼마나 감사한지 말로 다 할 수 없답니다. 건강하게 아이를 순산하여 잘 키울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할께요. 우리 CMF 모든 가족들과 더불어 함께 아이를 그것도 쌍둥이를 선물로 주신 기쁨을 나누고 있답니다. 건겅하세요. 축복하고 사랑합니다. -[09/07-09:00]-

손문식: 축복합니다. 저는 아직 싱글이지만, 가족을 꾸린다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축복된 하나님의 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09/08-01:44]-

정헌표: 할렐루야!, 현정자매/준수 형제님 축하드립니다 -[09/08-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