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우 권

우리 모두의 무게로 짓눌리는 아픔


문닫고 돌아섰던 하늘의 박절함이여


당신은 그렇게 이 길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우리는 당신을


여인들의 목언저리에


마스코트로 매달아 조롱했습니다.




흐를수록 더러워지는 어제보다 못한 세상


거기서 내려오라 소리친 야유보다




거기 그대로 있으라는 무관심이


더욱 큰 상처가 되어


오늘도 가슴에서 피를 토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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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고난이


내 안에 계심으로


이 어두움도


은총으로 알겠습니다


이 슬픔도


노래가 됨을 알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넘어질지라도


사랑의 십자가로


다시 세우심을 알겠습니다




이 어두움이


아무리 깊을 지라도


당신의 그 고난보다


아득할 수는 없음을


이제는 알겠습니다




무덤을 향해 걸어가시는


그의 눈빛으로


새벽으로 가는 첫 별이


환한 아침으로 열리게 됨을


이제 보겠습니다




나즈막히 불러주시는 주님의 고난의 목소리


그 음성안에 머물면


이 슬픔도. 어두움도


가이없는 사랑인줄 알겠습니다


여명으로 오는


은총인줄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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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바다 위에는


생기 잃은 미운 꼬리에


아픔들이 피어올라 걷는다




금빛 머리를 빗으며


눈물을 고르던 밤 하늘의 별들이


어깨에 내려와 산다




그립구나!


이슬이 피어오른 새벽에


진주 여윈 가냘픈 목


머나먼 옛 일 속에서도


끝내 자취를 감추며




터져버린 입술에서 흐르는 피


가볍게 깨물어서는


솟아 오르지 않아...




바닷가에 두리둥실 떠다니는


물거품의 쉰 웃음소리 들리고




날아가라


던지며 휘날려 떨어드리고


금빛 머리에 눈물 어린 빛 드리우고는


바다 위에 날으며 살다




당신의 무덤에서


당신이 부활하신 곳으로


유유히 걸어갔습니다




눅눅한 찬 기운이 땅 속에서 기어나와


당신의 폐부를 모조리 삼키었고


당신이 누우셨던 곳에는




당신의 깊은 곳까지


역력히 새겨져 있었습니다


당신이 나를 떠나시기 전날 밤






손끝을 따라 타오르는 열정이


서글프게 미소를 지어내며


당신의 열망은 희미한 빛으로


나의 가슴에서 잠들었습니다




당신이 떠나가신 곳으로


뒤늦게 찾아 갔습니다


당신은 말씀하셨습니다




연두빛으로 오리라


나 그리워 미쳐버린


연두빛을 당신이 입고 오시리라




무덤가에 당신의 빛이 서립니다


찬란한 새벽의 눈물 위로 흐릅니다


흐느낌에 놀라 눈물이 역류할 때




연두빛이 나의 동공에 만연할 때


비로소, 두 손 모으니


당신의 온기가 솟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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