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영성을 찾아서...

기독교회사를 빛냈던 믿음의 선진들이 추구했던 신앙생활의 핵심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성경과 교회사를 면밀히 연구해보면 그것은 아마도 “하나님을 아는 것 (히브리어로 yada)" 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성도들의 신앙의 궁극적 목표인 성화(聖化)는 예수님을 경험적으로 알고 닮아가는 것입니다 (요 17:3: 롬 8:29).

영성(靈性)은 영적 성품 즉 하나님의 성품을 의미하는데. 영성의 핵심은 바로 성화입니다. 그리고 살아계신 하나님과의 인격적 만남을 통해 그분을 점점 더 깊이 알아가는 영성에는 반드시 하나님께 대한 사랑과 절대적인 순종이 요구됩니다.

초대교회부터 오늘까지 교회를 이끌었던 성화된 성도들은 하나님을 아는 것을 통해 이 어두운 세상에 빛을 밝혔습니다. 모두 “너희가 내 안에. 내가 너희 안에” (요 14:20) 라는 하나님과의 일치를 경험하신 분들입니다. 성령의 도우심으로 자기 부정과 내려놓음, 겸손. 무소유. 나눔과 섬김의 삶. 하나님께 대한 절대적 신뢰와 순종. 온전한 사랑 등을 삶 속에서 철저히 실천하신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이기에 성화된 성도들은 2천년 기독교회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는 신앙의 핵심인 성화되는 영성은 도외시한 채 기적과 은사 체험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오직 믿음으로” 를 내세웠던 종교개혁자들의 구호만을 붙들고 정작 종교개혁의 버팀목이었던 하나님을 아는 영성과는 동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오직 믿음으로”는 하나님을 온전히 알고 그분의 은혜를 통해 참다운 성화에 이르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수단이 목적화되어 현재 수많은 목회현장이나 선교현장에서는 오로지 믿음만을 강조할 뿐이지 이 믿음을 갖고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는 별로 집중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처한 현실은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훨씬 많습니다. 과거 수 십년 동안 지속되어온 성장세가 한풀 꺾여 정체기를 맞았으며, 밖으로는 안티 기독교인들의 거센 공격과 비방에 시달리고, 안으로는 세속주의. 기복주의. 물질만능주의라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한국교회의 믿음의 거두이신 이영도. 주기철. 이성봉, 그리고 최권능 목사님의 삶과 신앙을 통해 선택받고 은혜받은 자녀의 성화된 영성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여겨집니다.

이용도 목사님은 집회를 인도하실 때면 불면(不眠) 불휴(不休) 불식(不食)하셨습니다. 오직 주님 한 분만을 바라보며 자신의 몸을 소진하여 성령의 불을 밝혔습니다. 한국교회에 이처럼 순수하고 열정적으로 예수님과 성도들을 사랑한 목자가 또 어디 있었습니까? "아버지여 나의 혼을 빼어버리소서. 예수님께 미치기 전에는 주를 온전히 따를수 없사옵고 또한 마귀와 싸워 이기지 못하겠나이다" "미치자. 미치자. 예수님께 아주 미치자" 라고 절규하였던 불의 사자, 진리의 광인(狂人)이었던 이용도 목사님은 하나님이 식민지 조선에 보내신 아모스요, 예레미야였습니다. 목사님이 다녀가신 후로는 이 땅에 아모스 같이 죄를 책망하는 종. 예레미야 같이 우는 일꾼도 없습니다. 날이 갈수록 불의 사자. 진리의 광인이 그리워집니다.

일제의 강압적인 신사참배로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무릎을 끓었습니다. 이러한 때 주기철목사님의 깊은 영성과 영감어린 설교는 죽어가는 교회를 각성시키는 시대의 나팔이었습니다. 목사님은 현실과 적당히 타협. 안주하는 목회를 단호하게 거부하였습니다. "성도들을 적당히 구슬려 교인 숫자나 늘리고 피차 듣기에 좋은 설교를 하라고 나를 이곳에 보낸 줄 아십니까? 사람에게 좋다 소리 듣는 목사가 되길 바라십니까? 주님께서 합당하다 이르시는 목사가 되기를 원합니다." "우리 주님 날 위해 십자가 고초당하시고 돌아가셨는데. 나 어찌 죽음이 무섭다고 주님을 모른 체 하리이까. 오직 일사각오가 있을 뿐입니다." 오늘 맘몬의 노예가 된 한국교회에는 산정현교회와 주기철 목사님의 일사각오의 영성이 꼭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일제시대와 해방이후 전국 각지에 있는 교회를 찾아다니며 성령의 불을 지폈던 이성봉 목사님은 평안하고 안전한 길보다는 가시밭길을 걷고자 했습니다. 사람들의 칭찬보다는 복음을 전하다가 핍박받고 십자가 지는 길을 택하셨습니다. 큰 교회를 가기보다는 농촌과 산간벽지로. 부흥사를 초청할 수 없는 작고 가난한 교회부터 갔습니다. 사례비도 없고 사람도 몇 안 되지만 주님이 피로 사신 귀한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셨습니다. 노방전도. 천막전도, 개인전도를 쉬지 않고 하다보니 몸살이 나고 고열이 오르기도 하며 제대로 먹지도, 쉬지도 못하여 가끔씩 실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말로 못하면 죽음으로 설교하리라" 라 는 믿음 하나만을 갖고 고난으로 얼룩진 사역을 감당하셨습니다.

최권능 목사님은 신사참배 거부로 일경에 체포되어 감옥에 갇힌 상황에서도 큰 소리로 찬송을 불러 다른 성도들의 용기와 인내에 도움이 되게 했습니다. "신사(神社)에는 일본 천황 폐하의 직계 선조가 봉안되어 있는데 거기 참배하기가 그토록 싫다면 일본의 천황폐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는 경찰의 취조에 "이 속세에서 임금님으로 신하된 도리는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섬기는 하나님은 이 우주의 창조주이며 이 모든 세상을 다스리는 만왕의 왕이시기 때문에 아무리 천황폐하라도 그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여러 나라의 임금님 가운데 한분이라 생각합니다." 라고 대답하였다고 합니다. 다시 일본 경찰이 "그럼 우리 대일본 제국의 천황폐하도 예수를 믿어야 된다고 생각하는가? 믿는다면 어떻게 되는가?" 라고 질문하자, 최 목사님은 "구원받고 일본은 더 좋은 나라가 될 것이고.일본 국민가운데 기독교 교인이 많아지고.참으로 좋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담대하게 예수를 증거하였다고 합니다. 이에 덧붙여 “세상 사람들이 나에 대해 무어라고 말하든 그것은 내가 알바 아니요 나는 직접 예수님을 내 삶을 통해 체험했고 죽은 사람을 살려내고 나도 죽었다가 되살아난 일이 몇 번이나 있습니다. 당신네들이 나를 100번을 죽인다 해도 나는 예수 천당을 외치면서 다시 살아날 것이요" 라고 뜨거운 신앙고백을 남기셨습니다.

이렇게 위대한 믿음의 선배들을 둔 한국교회가 오늘날 왜 이리 큰 위기에 봉착해 있을까요? 그것은 목회자들이 일사각오의 정신으로 고난의 좁은 길을 가지 않고 명예나 권세를 얻고자 큰 교회,큰 목회를 선호하며 쉽고 편한 길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반 평산도들도 믿음을 하나님께 헌신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세속적인 욕망을 채우고자 오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지금의 한국교회는 영성의 수원지가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랩니다.

물론 몇몇 선각자적 청지기들이 영성의 좁은 물줄기를 대고 있기는 하나 거대한 저수지를 채우기는 역부족입니다. 이제 깨여있는 우리가 잃어버렸던 영성의 물줄기를 네 분의 목사님들을 통하여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