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과 정장은 없어도

마침 방문중인 호떠데라는 마을에서 결혼식이 있었다.
외부에서 갔다는 이유만으로도 그들에게는 특별한 축하객이었다.
금요일에 도착하였는데 다음날 결혼식을 위한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어디든지 결혼식은 신이 난다.
평소에는 먹기가 힘든 맛난 음식들을 준비한다.
화전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특별한 음식이란 풍성한 돼지고기와 야채들이었다.

30여가구의 주민들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즐기고 참여하고 있었다.

토요일 23세의 신랑과 18세의 신부가 교회에서 결혼예식을 드린다.

가만히 보니 한국의 보통결혼식과는 사뭇 다름을 알 수 있다.

오늘은 가장 최고의 것을 준비하였는데 우리와 다르다.

눈에 띄는 것은 신랑의 넥타이가 없다.
미처 준비하지 못하였는지 아니면 경제적으로나 마음으로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신랑의 신발을 보니 구두가 아니었다.
깨끗한 운동화를 신고 입장한다.

결혼 예물을 교환하는 순서가 되었는데 예물이 없어 그냥 넘어갔다.

신부는 작은 면사포를 썼지만 하얀 드레스는 없다.
그들의 전통옷을 입고 입장을 한다.

물론 신혼여행도 없다.

이들에게 아직 이런 여유가 없는 것이다.
이들만을 위한 집도 없다.
모계사회인 이들의 전통에 따라 신부집에서 새 살림을 한다.

그렇지만 그것을 그것을 부끄럽게 여기거나 부족하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않는다.
하나님안에서 만나 두 남녀를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즐긴다.

예수님이 결혼식 집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든 장면도 이와 비슷했을지도 모른다.

화려하지 않아도,
넉넉하지 않아도,
투박하고, 부족하게 보여도, 잔치의 나눔과 풍성함과 기쁨이 있다.

혼수장만과 신혼주택을 구입하면서 허리가 휘어지고, 그 내용을 비교하여 은근한 긴장이 흐르는 적지 않은 한국의 결혼식과는 대조를 이룬다.